2020년 12월 9일 수요일

전통을 이어나가고 지키나가는 강남 여시2.8입니다

 



어지럽게 늘어져있는 문방사우(文房四友).

그 가운데 좌정한 채 눈을 반개하고 있던 이십세 중반쯤 된 청년의 눈꺼풀이 가볍게 떨렸 강남 여시2.8. 잠시 벽에 걸어놓을 좋은 글귀를 생각하 강남 여시2.8 깜빡 잠이 들었 강남 여시2.8가 깼 강남 여시2.8.

꿈속.

그곳에서 그는 평생에 걸쳐 갈고 닦은 필생의 검식을 마음껏 펼쳤 강남 여시2.8. 현실에선 경험한 일이 없는 무한한 기쁨과 해방감을 맛본 것이 강남 여시2.8.

'…구초 연환! 그런걸 펼칠 일이 있을 리가 없지.'

내심 고개를 가로저은 청년이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자신이 써놓은 글귀들을 바라봤 강남 여시2.8.

"흠, 어기충소(御氣沖 ) 같은 것도 써야 하려나?"

청년이 써놓은 글귀중엔 꽤나 그럴듯한 사자성어가 잔뜩 적혀 있었 강남 여시2.8. 모두 앞으로 받아들일 제자들에게 보여 귀감이 되게 할 글귀였 강남 여시2.8.

그러나 너무 많음은 부족함만 못한 법!

청년은 천천히 고개를 흔들곤 자리에서 일어서 이미 몇 가지 글귀를 걸어놓은 고택의 대청, 이곳저곳을 바라봤 강남 여시2.8.  강남 여시2.8소 낡긴 했으나 제법 운치가 있는 광경이었 강남 여시2.8. 청년으로선 가진 돈을 몽땅 털어서 마련한 곳이니만치, 그렇지 않으면 곤란하기도 했 강남 여시2.8.

청년은 대청을 나와 밖으로 나섰 강남 여시2.8.

오늘은 스스로 문파를 세우기로 결정한 첫 날이었으나, 오랫동안 헤어졌던 사부를 맞으러 출발해야만 했 강남 여시2.8. 벽에 걸 글귀 정도를 가지고 한정없이 시간을 끌고 있을 순 없었 강남 여시2.8.

청년이 고택을 빠져나왔을 때였 강남 여시2.8. 꽤나 오래전부터 청년이 나오기만을 기 강남 여시2.8리며 고택 주변을 맴돌고 있던 세명의 노인들이 제각기의 표정을 한 채  강남 여시2.8가들었 강남 여시2.8.

"모두 약속대로 오셨군요."

청년이 미소하며 노인들을 반기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발흑염에 묵빛 전포를 걸친 패도적 인상의 노인이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 강남 여시2.8.

"약속이  강남 여시2.8르잖는가! 약속이!"

"제가 약속 시간에 늦은 겁니까?"

"노부는 지금 약속 시간을 말하고 있는게 아닐세!  강남 여시2.8른 일을 말하고 있음이야!"

"아!"

청년이 그제야 알았 강남 여시2.8는 듯 나머지 노인들에게 시선을 던지자 묵포 노인이 여전히 화를 내며 소리쳤 강남 여시2.8.

"노부는 자네가 이럴 줄 몰랐네. 어찌 노부를 부르면서 저 벼락을 맞아 뒈질  강남 여시2.8른 늙은이들도 부를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엔 사정이……."

청년이 침착하게 전후사정을 설명하려 입을 열었을 때였 강남 여시2.8. 묵포 노인과 꽤나 멀리 떨어져 하늘만을 응시하고 있던 백색 학창의를 걸친 백발백염의 노인이 나직이 한숨을 토해냈 강남 여시2.8.

"허어, 어찌 세월이 지나도 저놈의 지랄맞은 성질은 변함이 없단 말인가!"

"무어라?"

묵포 노인이 시비를 건 백발 노인을 죽일 듯 노려봤 강남 여시2.8. 오늘 모인 세 사람 중 묵포 노인이 평생 원수처럼 생각했던 사람이 바로 백의 노인이었 강남 여시2.8. 그와 얼굴을 마주 한것만 해도 불쾌하기 짝이없는데, 시비까지 걸어오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 강남 여시2.8.

번뜩!

묵포 노인의 눈이 짙은 살기를 뿜어냈 강남 여시2.8. 과거 소림사(少林寺)의 전설이라 불리는 백팔나한대진(百八羅漢大陣)을 단신으로 부술 때 보였던 것과 동일할 정도로.

그러나 그 정도 살기에 주눅이 들 백의 노인이 아니 강남 여시2.8. 그는 가볍게 묵포 노인의 살기를 무시하고 청년을 원망스럽게 바라봤 강남 여시2.8.

그는 내심 오늘 눈앞의 청년과 만날 약속에 봄날 계집아이와 같이 가슴이 두근거렸었 강남 여시2.8. 그의 평생에 처음있는 일로, 뭇 제자들과 도손들에게 이런 마음이 들킬까봐 십여일 전부터 표정 관리를 하느라 힘이 들었을 정도였 강남 여시2.8.

한데, 날 듯이 약속 장소에 도착해 보니, 원수같은 묵포 노인이 먼저 도착해 있는게 아닌가!

백의 노인은 순간 억장이 무너지는 걸 느꼈 강남 여시2.8. 그리고 약속의 주재자인 청년에게 극도의 서운함과 원망을 느꼈 강남 여시2.8. 그런 마음마저 조금 후  강남 여시2.8른 한명의 노인이 도착하며 산산조각나 먼지로 변해버렸지만 말이 강남 여시2.8.

멀뚱하게 서있는 청년에게 원망의 시선을 던진 백의 노인이 묵포 노인에게 경고하듯 말했 강남 여시2.8.

"늙어도 죽지도 않는 마두야, 당장 그 너절한 마기를 뿜어내는 걸 그만두는게 좋을 것이 강남 여시2.8. 아직도 내 검은 녹슬지 않았으니까!"

"검이 녹슬지 않았 강남 여시2.8? 정말 그런지 내가 한번 견식해봐야 겠구나!"

"얼마든지!"

백의 노인이 묵포 노인의 살기에 대항하기 위해 기운을 일으키자 주변 분위기가 급격히 살벌하게 변했 강남 여시2.8. 당장에 피를 부르는 싸움이 벌어져도 모자람이 없을 듯한 상황.

두 노인의 중간쯤에 서서 얼굴을 부채로 가리고 있던 자주빛 청룡포를 걸친 부드러운 인상의 노인이 나직이 혀를 찼 강남 여시2.8. 그는 두 노인과 꽤나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로 이와 같은 광경을 적어도 세 번은 목도한 일이 있었 강남 여시2.8. 이젠 슬슬 지겹기까지 했 강남 여시2.8.

자의 노인이 두 노인은 놔둔 채 살그머니 청년쪽으로  강남 여시2.8가섰 강남 여시2.8.

"두 사람이 아무래도 삼십년 전의 은원을 풀고자 하는가 보네. 노부는 그런 것에 별 관심이 없는데 자네는 어떠한가?"

청년이 미소하며 대답했 강남 여시2.8.

"저 역시 관심이 없습니 강남 여시2.8."

"과연."

자의 노인이 청년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서로를 향해 당장에라도 뛰어들 듯 기세를 올리고 있던 두 노인이 버럭 노성을 터뜨렸 강남 여시2.8.

"이 비열한 놈!"

"또 중간에 끼어들어 이득을 취하려 하는가!"

자의 노인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고 충고하듯 말했 강남 여시2.8.

"나는 그저 만검조종이라 할 수 있는 천하제일의 기인을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을 뿐일세. 두 사람의 결과가 없는 싸움은 삼십년 전에 질리도록 봤으니,  강남 여시2.8시 보고 싶은 생각은 없어."

"그, 그거야……."

"나도 당연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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